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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내 성범죄가 정말 역겨운 이유에 대해 (성범죄도 힘센놈이 해야 용서받는다?)

회사&기업문화

by life-valuation 2020. 9. 5.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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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저는 페미니스트 혹은 남존여비와 같은, 특정 성에 편향된 생각을 하지 않는 사람임을 명확하게 밝힙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여러 회사에서 인사를 하며 꽤 다양한 사내 성범죄(성희롱)를 결말을 목격해 왔습니다. 요즘 같이 회사들의 비정한 구조조정의 시기 일 때, 회사의 비정함이 잘 드러나는 또다른 케이스 중 하나가 사내 성희롱 이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단순히 사내 성범죄가 가해가와 피해자로 분리되어서, 이에 대한 처벌이 이루어진다면 인사팀에서 신경쓸 일이 없습니다. 그냥 가해자가 범죄자다, 대다수의 우리 임직원은 그렇지 않다 라고 결론지으면 그만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실질은 그렇지 않습니다. 

사내 성범죄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처벌 및 합의가 이루어지는 기본적인 원칙이? 잘 지켜지지 않는다는 겁니다.

보통 피해자의 경우, 가해자 대비 직급,직책, 사내 정치 등에서 약한 사람이 타겟이 됩니다. 그리고 가해자의 경우에도, 조직내에 상대적 약자/ 조직내 강자 등으로 나누어지게 됩니다. 사내 성범죄가 더러운 이유는,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가해자의 조직 내 위치에 따라 나누어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아래 내용은 여러 사례를 토대로, 새롭게 각색된 가상의 내용입니다)

1) 신입사원끼리 성추행이 발생하였습니다, 회식 이후 연애 감정 혹은 썸이라 불리우는 애매한 관계였던 남녀 사이에, 상호동의가 없는 스킨쉽이 이루어졌고, 불쾌감을 느낀 쪽은 회사에 신고합니다.

동의도 없고, 피해자가 원치 않았기 때문에 바로 신입사원 징계 및 권고사직에 들어갑니다. 성범죄 가해자는? 쥐뿔도 없는 수습기간 신입사원이라, 정의가 구현된 사례로 알게모르게 사내에 홍보가 됩니다 (수습기간이라 인사팀 입장에선, 해고하기 쉽겠구나, 라고 바로 떠오릅니다) 

2) 회사를 잘 다니고 계시는 대리~과차장 사이 직급에서 성추행이 발생하였습니다. 두 미혼 남녀는 퇴근이후 오붓하게 저녁도 자주 먹고, 술도 마시는 사이였지만? 이 역시 상대방에 동의가 없는 손잡기 및 포옹으로 인해, 신고가 발생하게 됩니다

이 역시, 위와 마찬가지로 가해자는 정직이라는 중징계를 먹고 사내에서 쓰레기 취급을 당하게 되어 이직을 하게 됩니다. 블라인드에서 조리돌림 당하는게 가관이었습니다, 순진해 보이는 게 실제로는 강x범이니 뭐니 인신공격이 심하더라고요. 가벼운 스킨쉽도 사내생활을 망칠 수 있다는 좋은 사례로 또 조용히 홍보가 됩니다

 3) 이번에는 사내회식에서 고직급의 유부남이 팀내 사원들을 유흥업소 접대부 다루듯 동시에 여럿을 언어와 물리적으로 성추행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아마 술에 취해서, 장소를 착각하신 게 아닐까?) 그러나 이번에 회사는 정의구현에 실패합니다.

승진에 목숨을 건 조직리더가, 피해자들을 협박을 하게 되죠 (신고하면 내가 승진을 못하니까, 신고하면 니들 이 업계 쓰레기 평판을 만들어줄 테니 알아서 해라, 그분이 그정도로 업계에서 유명하고 권위가 있었나?) 실제로 피해자들은 신고를 하지 않습니다

결론은 승진길이 어쨌든 막힌 조직리더는 이직, 피해자들도 이직, 가해자만 조직에 남아 잘 다니는 해피엔딩이? 발생합니다. 저 같은 핫바리 인사쟁이도 알 정도면 인사팀장 및 임원도 해당사실을 알았겠죠? 뭐 바쁘신 분들이니 몰랐을 수도 있다고 칩시다, 직무유기네요.

  사내 성범죄를 역겹게 만드는 요소는, 가해자 피해자 사이에 제3의 권력자들이 개입하기 때문입니다. 보통 어느 정도 사내정치에 key man들이 엮이게 되면, 본인들의 승진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여러 회유와 협박이 들어가게 됩니다. 법원에서 유전무죄, 무전유죄 라고 불리는 일들이 회사에서도 발생하는 거죠.

가벼운 성추행의 수준에서, 애매한 경계의 사건의 경우 여성분들이 구두 사과를 통해 조용히 넘어가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용서나 합의는 피해자들이 결정하는 영역이지 회사가 거기에 압력을 가해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하지만, 실제로 그런 일이 많이 발생하게 되죠.

피해자들이 능력이 있거나, 조직을 떠날 준비가 된 분들은 사건을 공식화 및 신고를 하여 정의를 구현하시지만, 그게 먹고 사는 샐러리맨 입장에서 쉬운 결정은 아닙니다.

최근 제정된 법이, 회사에서 해당 사실을 인지하자마자 가해자/피해자를 분리하고 적극 조사 및 조치에 취해야한다는 것도, 해당 현실을 반영한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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